“엉덩이를 좀 붙이고 앉자”, “손 좀 가만히 두자” 그 말을 매일 듣는 아이는 사실, 조금 다르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학원을 방문하며 수업을 지켜보다 보면, 유독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펜을 계속 돌리거나 의자를 흔드는 아이를 종종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아이를 조금 더 오래 지켜보고 나면 그 안에는 불편한 마음, 긴장, 혹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쌓여온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자꾸 몸을 움직이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함께 들여다보고, 그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목차
1. 수업 시간에 자꾸 움직이는 아이, 그 행동의 의미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연필을 돌리거나 다리를 흔드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겉으로는 산만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그 아이가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기 조절 방식일 수 있습니다.
몸을 움직인다는 건 '수업이 지루하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지금 감정적으로 불편해요” 혹은 “이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어요”라는 비언어적 표현입니다.
2. 산만함이 아닌 '감정 조절'의 어려움
자꾸 움직이는 아이들은 단지 행동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면에 조절되지 못한 긴장, 불안, 불편함 같은 감정이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동 양상 | 감정 신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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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흔들기 | 긴장감 또는 불안 |
손가락 두드리기 | 집중력 유지 또는 감정 조절 시도 |
자꾸 자리에서 일어나기 | 감정 과부하 혹은 주의 자극 변화 욕구 |
3. 교사가 먼저 관찰해야 할 5가지 행동 신호
단순한 ‘움직임’으로 치부하면 놓치기 쉬운 행동들이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아래와 같은 세심한 관찰이 먼저입니다.
- 특정 과제 앞에서 몸의 움직임이 급격히 많아지는가?
- 감정적 자극(지적, 질책) 후 움직임이 심해지는가?
- 움직임 후 집중이 오히려 높아지는가?
- 혼자 있을 때보다 친구와 있을 때 더 자주 움직이는가?
- 움직이기 전 짧은 한숨이나 눈동자 흔들림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품고 아이를 바라보면, 우리가 해야 할 말은 “가만히 있어”가 아니라 “지금 뭐가 불편한 거야?”일지도 모릅니다.
4. 수업 중 움직임을 조율하는 교사의 언어
교실에서의 움직임은 반드시 통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특히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움직이는 아이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오히려 불안을 키우는 원인이 됩니다.
교사는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보다는 ‘움직임의 방향을 조정’하는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처럼 말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업 분위기는 크게 달라집니다.
일반 표현 | 조율된 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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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마!” | “지금 자세 조금만 고쳐보자.” |
“손 그만 만져!” | “손으로 집중하는 습관 있구나. 다른 방법도 같이 해볼까?” |
“왜 또 일어났어?” | “혹시 지금 앉아 있기 불편했어?” |
5. 아이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수업 방법
아이의 움직임은 억누르기보다는 수업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을 때, 아이는 더 몰입하게 됩니다.
- 퀴즈 형식으로 이동하며 문제 풀기
- 질문 카드를 뽑고 몸으로 표현하기
- 가벼운 스트레칭 후 수업 시작
- 말하지 않고 손으로 표현하는 방식 도입
- 조용한 집중활동 후, 짧은 움직임 허용
움직임은 주의 산만이 아니라, 아이의 리듬입니다. 그 리듬을 수업에 녹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6. 아이가 '편안하게' 머무는 교실 만들기
몸을 계속 움직이는 아이들은 어쩌면 아직도 그 교실이 ‘안전한 곳’이라는 확신이 부족한지도 모릅니다. 혼내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너는 여기 있어도 괜찮아.”라는 말이 스며든 분위기입니다.
아이들은 감정과 행동으로 말합니다. 그 움직임을 귀찮아하지 않고 들어주려는 교사의 자세가, 아이의 마음을 붙잡는 가장 강력한 지도력입니다.
산만함보다는 감정이나 긴장을 조절하기 위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몸의 움직임은 감정 표현의 일종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움직임을 완전히 차단하기보다는 조용한 방법으로 유도해 보세요. 예를 들어 조용한 손 운동, 자리 안에서의 자세 변경 등이 효과적입니다.
일시적인 통제는 가능하지만, 근본적 해결은 어렵습니다. 아이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수업 구조나 피드백 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가정에서도 아이가 스스로 긴장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도구나 감정 일기를 활용해 보세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움직임은 오히려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아이마다 집중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수업 시간, 계속 움직이는 아이를 볼 때마다 ‘왜 저럴까’가 아니라 ‘지금 무슨 마음일까’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아이의 움직임은 어쩌면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자신이 편해지고 싶은 ‘몸의 언어’ 일 수 있습니다. 그 몸짓을 억누르기보다는, 들어주고 방향을 바꾸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큰 공감의 시작입니다. 오늘도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교실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