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원래 못해요…” 이 한마디가 아이의 가능성을 가두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 학원과 교사 분들을 만나며 상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부 못하는 아이는 사실, 수업을 놓친 아이일 뿐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지속적인 낙인보다 중요한 건, 그 아이가 어디서부터 멈춰 있었는지를 찾는 것이죠. 이번 글에서는 학습 격차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그리고 수업 속에서 놓치지 않고 다시 끌어올리는 전략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한 아이의 포기 너머에 숨어 있는 가능성을 다시 조명해 보는 시간, 함께 시작해 볼까요?
목차
1. 공부를 못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
‘공부를 못한다’는 말은 너무 자주, 너무 쉽게 쓰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걸까요?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 대부분은 공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어느 시점부터 멈춘 채 따라가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 고학년 수학에서 ‘약수와 배수’ 단원을 놓친 학생은 중학교 수학의 비례식, 유리수 단원까지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때 “얘는 수학을 못해요”라는 말은, 그저 “이전에 한 페이지를 놓친 채 책장을 넘긴 것”일 수 있습니다.
2. 학습 격차는 어떻게 생길까?
학습 격차는 단순히 '머리 차이'가 아니라, ‘놓친 시기’와 ‘중단된 흐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겹치면 격차는 더욱 커집니다.
학습 격차 발생 요인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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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개념 미이해 | 중요한 개념을 넘기거나, 혼자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경우 |
수업 불일치 | 전학, 장기결석, 교체수업 등으로 수업 흐름이 끊김 |
학습 피로 누적 | 오랫동안 성취감 없이 반복된 학습이 무기력으로 이어짐 |
따라서 ‘실력이 부족하다’는 결론보다 먼저, “이 아이는 어느 순간, 무엇을 놓쳤을까?”를 찾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3. 수업에서 아이가 놓치는 순간 포착하기
아이들은 ‘모른다’고 바로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놓침’을 표현합니다.
- 문제를 읽고 멈춰 있는 시간이 긴 경우
- 자꾸 반복해서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
- 풀었던 문제인데도 다시 보면 기억이 안 나는 경우
- 풀이 방식은 맞지만, 개념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이런 신호는 “이 아이가 지금 뭔가를 잃고 있다”는 사인입니다. 교사는 그 지점을 정확히 짚어주는 ‘학습 구조의 탐색자’가 되어야 합니다.
4. 다시 시작할 때 필요한 학습 설계
학습 격차를 좁히려면, 기존 수업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는 놓친 개념부터 따로 짚어주는 맞춤형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흐름의 복원’이에요.
다음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리빌딩 전략입니다.
- 개념 추적: 지금 어려운 단원에서 역순으로 내려가며 개념 체크
- 단기 집중: 일주일 단위로 ‘기억 회복’ 목표 설정
- 문제 재구성: 기존 교재 문제를 쉬운 언어로 재정리해 사용
- 변화 기록: 작은 성취라도 매주 학부모와 공유해 신뢰 구축
이렇게 수업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재건하는 경험’으로 바뀔 때, 아이는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합니다.
5. 격려보다 강한 건 ‘가능성을 말해주는 언어’
“너도 할 수 있어”보다 더 힘 있는 말은 “이전에도 이런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정말 잘하고 있어” 같은 실제 사례가 담긴 언어입니다.
아이들은 가능성을 들을 때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쓰게 됩니다. 공부는 스킬이 아니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인식의 출발이 먼저예요. 교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너는 놓쳤던 아이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아이’라는 말을 매일 경험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놓친 아이를 다시 품는 수업의 힘
결국 학습은 점수보다 흐름입니다. 흐름을 놓친 아이는 당연히 막막할 수밖에 없어요. 그 아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은, 다시 흐름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건, 지식 전달이 아니라 ‘수업 안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는 것입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조용히 포기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가 수업 안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작은 신호와 말투, 그리고 흐름을 건네보세요. 우리가 믿어주는 그 순간부터, 아이의 학습은 다시 ‘가능성의 이름’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레벨이 낮더라도 아이가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개념 중심 교재가 좋습니다. 첫 번째 성취감을 주는 게 핵심입니다.
“지금은 아이의 흐름을 다시 세우는 단계입니다”라는 말로 불안보다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기초를 튼튼히 해야 나중에 성취감이 더 크게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마무리와 한 마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아니라, 수업을 잠시 놓친 아이일 뿐이라는 시선, 그 시선 하나가 아이의 학습 여정을 완전히 바꿉니다. 교사도, 학원 원장님도, 학부모도 그 시선을 가질 때 아이들은 비로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습니다. 오늘 글이 그 아이를 다시 교실로, 책상 앞으로 이끄는 작은 출발점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누군가는 놓쳤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 우리가 먼저 믿어줘야 합니다.